지난 20일 도룡벤처포럼 곽재도 본부장 발제
전통적 ICT 기업과 다른 AI 기업의 특성 고려해야
고품질 데이터 확보와 인력 공급이 핵심 요소
"인공지능(AI) 기업 지원 방법과 정책은 기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과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
곽재도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이하 AI사업단) 본부장은 지난 20일 KAIST창업원에서 열린 도룡벤처포럼에 온라인으로 참석해 "AI 기업들의 사업 구조와 리소스 투입 방식은 전통적인 소프트웨어 기업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AI 기업 지원 방법과 정책 수립에 있어 이러한 차이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곽 본부장은 "전통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은 소스 코드가 콘텐츠의 핵심이며, 개발 완료 후에도 유지·보수에 70~80%의 재원이 투입되지만, AI 기업은 데이터 수집과 AI 모델 학습에 90% 이상의 비용이 든다"고 설명했다. 이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이 지난 40여년간 정립해 온 방법론과는 판이하게 다른 양상이다.
딥러닝 기술의 발전으로 AI 모델의 성능은 데이터의 품질에 크게 좌우되는데, 개발자가 이를 직접적으로 통제하기란 쉽지 않다. 곽 본부장은 "많은 비용을 들여 학습을 시켜도 그 결과를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존의 개발 방식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새로운 도전"이라고 했다.
따라서 그는 AI 기업들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고품질의 검증된 데이터 확보, 경험 많은 AI 인력 공급, 레퍼런스 확보를 위한 실증사업,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과의 협업 생태계 조성 등이 필수적이라고 제언했다.
특히 AI 솔루션 기업과 특정 산업 도메인 전문 기업 간의 협력 모델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곽 본부장은 "AI 기술을 보유한 기업과 풍부한 데이터를 가진 도메인 기업이 협업함으로써 AI 적용의 실효성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가 속한 AI사업단은 지난해 10월 AI 데이터센터를 가동하며 국내 AI 산업 지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곽 본부장에 따르면 현재 전국 700여개 기업이 이 센터의 고성능 컴퓨팅 자원과 데이터 솔루션을 활용 중이다. 아울러 AI 실증·테스트 환경 구축, AI 전문 인력 양성 등 다방면의 지원 사업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 전문가들은 AI 스타트업의 미래를 두고 대체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다만 AI 기술을 둘러싼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만큼, 남들과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 개발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고 했다.
패널토론에는 윤상경 에트리홀딩스 대표를 좌장으로 나우식 탤런트시커 대표, 유용균 AI프렌즈 대표, 박대희 대창조경제혁신 센터장이 참석했다.
나우식 대표는 초기 AI 스타트업이 데이터를 확보하고 자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대기업과의 협업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나 대표는 "대기업이 보유한 데이터와 자금을 활용해 AI 모델을 고도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AI 기술을 어떻게 활용해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것인가도 핵심 과제다. 유용균 대표는 "AI 기술 자체보다는 이를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학계와 기업 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AI 기술을 실제 산업에 적용하는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대희 센터장은 AI 스타트업들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AI 기술의 밸류체인과 공급망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도 사업화로 이어지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박 센터장은 " 'AI 기술을 어떻게 활용해 수익을 낼 것인가'에 대한 해답 찾기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날 도룡벤처포럼은 'AX(AI Transformation)' 스페셜로 AI를 활용한 기술 개발 소개(IR)와 투자사의 심사평, 스타트업 KAIST 글로벌스튜디오 오픈, 2024 스타트업 코리아 투자 위크 계획 안내 등으로 진행됐다.